둘째날 오전 일정은 낚시로 시작했다.

아침일찍 문 연 낚시용품점을 찾아서 교수님과 선배 한분을 위한 릴낚시대를 빌리고, 나머지 인원은 그냥 장대낚시대를 구매했다.


가게 안에 있던 형형색색의 루어들.... 나도 옛날에 유치원생 즈음에 아빠가 밤낚시 가던 것도 따라갔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 아빠가 낚시를 그만 두신 것 같다. 어렸을 때 야광찌는 좀 멋져 보였는데.


낚시용품점 주인아저씨가 알려주신 낚시 포인트에 갔다. 거기서 고양이 한마리를 만났는데, 미안해 너에게 던져줄 생선 따위는 없었단다.


물이 진짜 맑았다. 파란색 바닷물이 참 예뻐보였다. 그래, 제주도 하면 깨끗한 바다지 ㅇㅇ


요 올챙이같이 꼬물꼬물한 검은 물체들이 다 물고기인데 역시 아이폰 카메라로는 저것까진 깨끗하게 찍을 수가 없었다. 아쉽다.



등대가 말 모양으로 생겨있었다. 은근 귀엽네 ㅋㅋㅋㅋㅋ


낚시할 때 처음에는 지렁이를 낚시바늘에 끼우는 게 좀 무서웠다. 교수님을 비롯해서 다른 선배들은 척척 잘 하긴 했지만.. 게다가 맨손으로 만질니 좀 혐오감이 느껴졌다.

하루 늦게 후발대로 온 다른 분 픽업하러 다녀오는 길에 장갑을 사오셔가지고 그나마 맨손으로 만지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었다. 일단 장갑으로 무장하고 나니깐 정신적 데미지가 줄어들었다.


처음에는 바늘에 지렁이 한마리를 다 끼우고 물속에다가 던졌다. 기다리고 있자니 쪼만한 물고기들이 지나가는게 눈에 보였다. 그러다가 놈들이 와서 지렁이를 물면 손끝에 툭 툭 하고 느낌이 왔다. 그래서 걸렸겠거니! 하고 꺼내보면 지렁이만 반토막 나있고, 다시 바늘을 담갔다가 툭 툭 해서 꺼내보면 이번엔 지렁이 실ㅋ종ㅋ ^오^


뭐 물고기에 비해서 바늘이고 미끼고 전부다 크니까 얘들이 바늘을 물기는 커녕 멀리서 지렁이를 잡아뜯기만 해도 뜯어져서 어쩔 수 없는 거였지만.


그래서 나중에는 지렁이를 작게 잘라서 바늘에 끼우고 물에 담갔다.

그래봐야 물고기 크기에 비해서 바늘이 큰 건 어쩔 수 없어서, 물고기가 바늘을 덥석 물어서 잡히는 게 아니라 나중에는 물고기가 근처를 지나갈 때쯤에 낚시대를 빠르게 움직여서 낚아채는 식으로 낚았다.


첫 물고기는 교수님이 낚으셨다. 노란색 바탕에 줄무늬가 있던 놈인데 사진에는 배만 허옇게 내보이고 있어서 안보이는 게 아쉽다. 교수님의 초상권을 위하여 얼굴은 스티커로 가려드렸다 ㅋㅋ

진짜로 낚이는 걸 보니 신기했다.


일단 한 마리를 낚기 시작하니까 다른 분들도 차례차례 한마리씩 낚으셨는데.. 나는 결국 한마리도 못낚았다 ^오^ 나만 한마리도 못낚았다. 하ㅏㅏㅏ하ㅏ핳하하ㅏㅎㅎ

하다보니 낚시대 들고 물고기 지나갈 때마다 낚아채려고 시도하는게 은근히 힘들기도 하고, 열두시쯤 되어가니 덥기도 해서 차에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그런데 차에 가보니 어쩐지 사람이 좀 안보인다 했더니 다른 분들 한 네명쯤 이미 쉬고 계시더라고 ㅋㅋㅋㅋㅋ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앉아있자니 다른 분들이 정리하고 돌아오셔가지고 숙소에 잡은 물고기들 정리해놓고 점심먹으러 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곰탕이라든가 전복죽 이런거 얘기 나왔는데, 결국은 교수님이 어제 못먹은 유리네 가자고 하셔서 그렇게 결정되었다.

뭐 미리 계획 열심히 짜봐야 소용없지 후후


이번에는 한치물회를 먹었는데 맛은 괜찮았다. 그런데 사진을 안찍었다. 어차피 구글링 해보면 한치물회 사진쯤 한무더기로 나올테니 나까지 거기에 얹을 필요는 없겠지.


점심먹고 오후 일정은 해녀체험을 해볼까 해서 나갔다. 열심히 갔는데 해녀체험은 시간이 지났다고 했다. 이게 밀물 때 해야 되는 건데 우리가 갔을 때는 썰물이었던가 그랬다. 그래서 체험장 근처를 일단 구경부터 했다. 


사진에도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있는데, 이게 원담이라고 해서 밀물 때는 물이 쭉 들어와서 덮었다가 썰물 때 물이 빠져나가면서 돌담에 물이 갇혀서 그 안에 있는 물고기를 잡는 원리다. 확실히 이 근처에서는 해조류 냄새가 좀 났다.


다른 각도에서 한번. 왼쪽 수면은 수면에 하늘이 비쳐보이는 건지, 담 안에 갇혀있는 바닷물 중에서 해조류가 가득찬 부분이 어둡게 보이는 건지 기억이 안난다. 어느쪽이었더라..


해녀체험은 못하고 거기서 사진만 이렇게 몇 장 찍었는데, 카약 빌려주는 곳이 바로 근처에 있어가지고 카약을 이 사진에 찍힌 이 바다에서 탔다. 업체명이 제주카약이었나. 멀리서 봐도 물 색깔이 꽤 예쁘다.


여기가 티몬이나 이런 소셜커머스에도 등록을 한 업체였는데, 교수님이 정치력 발휘하셔가지고 현금으로 내는 대신 조금 싸게 하기로 했다. 허허. 지금와서 궁금한 것은 소셜커머스 수수료가 비쌌을까 우리가 깎은 가격이 비쌌을까. 그때 최종 가격을 자세히 안들어서 잘 모르겠다. 뭐 현금으로 내면 세금도 안떼이니까 이득이었을까.

교수님하고 선배 한명이 2인승 피싱카약 타기로 했고, 나머지 인원은 전부다 1인승 기본 카약을 타기로 했다. 교수님이 낮에도 손맛을 보셔가지고 낚시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신듯 했다.


가격은 됐고, 난 애초부터 해녀체험보다는 카약이 진짜 너무너무 하고 싶었다. 제주도 파란 바다를 보면서 뱃놀이 하면 얼마나 재미있겠냐고. 결국 하게 돼서 엄청 좋았다.


처음에는 가이드분이 한시간쯤 하면 지치실거라고 그랬다. 우리가 여기 도착한게 네시쯤이었는데, 여섯시까지는 있을 거니까 뭐 타고싶은 만큼 타세요 ㅎㅎ 라는 분위기였다.

거기서 반바지도 다 빌려줘가지고 반바지 갈아입고 구명조끼 입고. 간단한 안전교육을 들었는데 진짜로 간단했다. 위험하다 싶으면 구명조끼에 달린 호루라기 불고 노를 세워서 신호를 보내라는 거하고, 해수욕장에서 수문쪽으로는 가지 말라는 거 딱 두가지였다.


딱 타고 나가니까 반대편 해안가로 막 질주하는 분들도 있고, 낚시 포인트를 찾아서 슬금슬금 하는 분들도 있었다. 나도 일단 반대편으로 가볼까 하고서 막 따라갔는데 나는 속도가 잘 안났다. 이날은 뭔가 안되는 날이었나.... 나는 노젓기조차도 못하는 사람이었단 말인가. 뭐 일단 속도경쟁은 포기하고 슬금슬금 열심히 노저어서 가기로 했다.

에메랄드색 바다가 바로 배밑에 있는데, 아쉽게도 방수팩을 안가져온 바람에 폰을 차에 두고 와서 사진을 못찍었다. 아... 이렇게 후회가 될 수가 없었다. 물고기 지나가는 것도 보이고 그랬는데. 이십분정도? 가다보니 바람이 좀 불고 너울너울거리길래 좀 무서워져서 돌아왔다. 후. 어차피 배가 생각보다 안정적인 데다가 구명조끼까지 입었는데도, 아예 수영을 할 줄 모르니까 깊은 바다는 많이 무서웠다.


다시 돌아와서는 다른 분들 낚시하는 거 구경도 하고, 그냥 혼자 구경도 하고 그러면서 놀았다. 실컷 놀다가 제법 오래 있었던 것 같아서 나왔다. 연구실 최고참 선배가 지금 몇시쯤 된 거 같냐고 그러길래 고민하다가 여섯시 십분전! 이라고 대답을 했는데 아쉽게도 40분정도였다. 그래도 제법 정확하게 맞췄군 후후


노젓다보니 바닷물이 노를 타고 배에 좀 들어와서 반바지가 좀 젖었었다. 그래서 물로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런데 교수님이 장난으로 물을 뿌리셔서 머리에 바닷물을 맞았는데 머리를 못감아서 좀 찝찝했다. 흐엉.. 


저녁은 고기를 먹으러 갔다. 고기집 이름을 까먹었네. 되게 유명한 집이었는데. 무슨 '풍경'이 들어가는 집이었던 것 같은데. 여튼 흑돼지 먹으러 갔다. 흑돼지!


아 역시 고기 사진은 생고기 사진을 찍어야 그냥 대충 찍어도 예쁘게 나온다. 구운고기 사진은 맛있어보이게 찍기가 힘들다. 흐규흐규. 고기 오른쪽의 저건 전복이다.


불판이 달궈지니까 뜨거워서 그런지 전복이 꿈틀꿈틀거렸다. 나중에는 아예 뚜껑을 열고 움찔움찔거렸는데 그걸 찍으려니까 가만히 있어서 못찍었다. 좀 아쉽네..


돼지도 맛있고 나중에 후식으로 먹은 물냉면도 맛있었다. 여덟시쯤엔가 들어와서 열시까지 여기 있었던 것 같다.


숙소 돌아와서 샤워하고 머리감으니까 아주 개운했다. 보일러 켜는 법을 몰라가지고 그냥 찬물로 샤워를 했는데 올해 첫 찬물샤워 개시였다. 처음에 잠깐 숨 못쉴 것 같은 순간을 지나고나면 개운한 게 좋다.


이렇게 둘째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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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z
서울소재 모 대학교 공대 졸업하고 일개미가 된 일명 비둘기가 거주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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